도쿄, 무지개 마을 Machiha Nijilro Kodomoiro

시골에서 동경으로 전학 오게 된 여주인공, 새로 만난 동경 아이들과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최주연)

초등학교가 아닌 지금 세대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 ‘국민학교’ 를 다니던 시절의 우리는 학교가 끝나면 어김없이 집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어울리곤 했다. 물론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기억도 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친구들과 나만의 아지트가 있었던 공터에서의 하루일 것이다. 잡초가 어지럽게 솟아있고 여기저기 버려진 고물들 사이로 숨바꼭질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기도 하며 밤에는 쥐불놀이를 하는 돌아보면 무척이나 신나는 기억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공터는 하나 둘씩 사라지고 크고 작은 회색 빌딩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있기에 조금은 씁쓸하게 아련한 유년기의 추억에 빠지곤 하기 마련이다. 일본 아동영화의 대표작 〈도쿄, 무지개 마을〉은 1987년 한창 도시가 고도산업화의 길로 들어서 빌딩숲을 건설하며 큰 도시로 나아갈 시점에 만든 이야기로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없어지는 현실을 그들의 시점으로 유쾌하고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매력적인 소녀 쥰이 시골에서 전학을 오게 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 소녀를 두고 가슴앓이 하는 소년들의 모습은 어린 시절 누구나 경험했을 두근거림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순수한 아이들 중심으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과들 속에 피어나는 우정과 로맨스를 만끽할 수 있기에 이 작품은 더욱 사랑스럽다. 그시기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향수에 흠뻑 젖으리라. (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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