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휴스톤의 전사의 용기 The Red Badge of Courage

남북 전쟁에 참전한 젊은 군인 헨리는 훌륭하게 전투를 치러내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과연 적과 맞서서 용감하게 싸울 수 있을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하다. 그러한 생각들은 전투 내내 그를 따라다니고 결국 첫 번째 혈투가 벌어지자 겁에 질린 헨리는 도망을 치게 된다. 하지만 맹렬히 싸우다 죽어간 전우와 부상병들을 보자 수치심과, 죄책감에 다시 연대로 돌아온다. 연대는 또 한 차례 큰 전투를 벌이게 되고 그 전투에서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헨리, 전투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수치심을 떨쳐버린 그는 진정한 남자로 다시 태어난다.

장 르누와르나 피터 그리너웨이처럼 전직 화가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존 휴스톤은 뛰어난 시각적 감각을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옮겨놓은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평가받는다. 화가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각을 영화에 적극적으로 이용, 온갖 매체적 실험을 거치면서 영상미학의 한계를 최고점까지 끌어올린 감독이기 때문이다. 특히 존 휴스턴의 데뷔작이자 필름 누아르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는 독특한 영상미학이 가장 잘 표현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역시 비쥬얼로 대표되는 그만의 스타일과 박력, 그리고 전쟁물 특유의 화려한 스펙타클이 적절히 농축된 작품이다.

미국문학의 이정표와도 같은 작품인 스티븐 크레인의 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는 2차 대전 중 수년동안 통신병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 와 같은 뛰어난 전쟁물들을 제작한 바 있는 존 휴스톤의 개성과 매력이 가장 잘 표현된 전쟁영화의 걸작이다. 특히 그는 미학적 구도를 중시하는 특유의 비쥬얼 안에 전쟁의 참담함과 진정한 남자로 다시 태어나는 한 젊은이의 심리상태를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이러한 경이로운 연출력이야말로 이 작품 감상의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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